모처럼 일찍 끝나던 날 친구들은 모두 다 표지판 위를 걸으러 떠나버린 교실에서 컴퓨터를 하며 흐느끼던 나.
나를 울게 하던 안부게시판의 글.
안부게시판.
공부 때문에 많이 힘든 거니? 잘 하면서 뭘 그래.
모르면서, 모르면서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면서
안부를 걱정해주고 안부게시판에 글을 남겨줘서
또 애잔한 눈물을 뿌리게 하고 있네요.
난 표지판 없는 길을 걸어도 괜찮을 것 같아, 나를 알까.
그 길은 더 울퉁불퉁하겠지. 시기상조라구?
나도 편한 게 좋아, 한 박자 쉬는 걸 지독히도 좋아하는 내가.
편한 걸 결국에는
결국에는 잡지 않는다는 걸 너는 나의 선택을 믿겠니.
블로그를 열어놓고 컴퓨터를 부여잡고 눈물이 왼쪽으로 흐르던 날
나는 이 소소한 로망과 안부게시판의 사랑을 깨달았기에.
매끄러운 표지판이 아닌 울퉁불퉁한 길이더라도...


이 많은 것들은 내가 사춘기이기 때문에 온 것이 아니다.
원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사춘기라는 시점에 좀 더 선명히 실감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 예민하고
그래서 더 대범한 척하는 것이다.



[미니멜라]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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