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씨가 쓴 단편소설, 「오답 승리의 희망」을 읽고서 오승희 편집진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수다에는 얼마 전 새로 오승희 편집진이 된 둠코(오타쿠), 거부기(이후학교 고등학생)에 공현(오승희 창간멤버)을 더해서 3명이 참여했다. 밤의마왕님은 특별게스트로 가끔씩 끼어들었다.

「오답 승리의 희망」은 단편소설집 『영두의 우연한 현실』에 가장 마지막으로 실려 있는 작품이다. 어느 고등학교에서 「오답 승리의 희망」 신문이 배포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 주의 : 수다 내용에는 꽤 많은 미리니름-스포일러-네타바레가 담겨 있으니, 내용을 미리 들어도 상관없는 분들은 이용을 삼가주십시오.)

 

많이 겪은 일 같은 느낌

 

둠코 : 솔직히 「오답 승리의 희망」보다 「어떤 실연」(같은 책 『영두의 우연한 현실』에 실려 있는 단편소설)이 더 재밌었어.

공현 : 재미로 따지면 나도 많이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냥 제목에 주석이 좀 나에겐 감동적? ㅋㅋ

 

거부기 : 주석이 맘에 들었다구?; 오승희 설명하는 거… 나르샤라고 하니까 신기했어.

 

둠코 : 구시대의 유물 같다는 생각이 팍팍 들면서… 나르샤 망하고 오승희만 남았으니;;

읽으면서 ‘변호사’ 선생이 참 유들유들하다고 짜증난다 생각했어. 그런데 현실에선 보통 더 심하지 않아? 운동장 오리걸음 시키는 거 정도로 협박을 할까? 학내에 그런 일 저지르면 징계주겠다고 협박 때리잖아. 누가 했냐고 물어보는 거 자체가 인도적인 처사 아냐? 보통은 그냥 “니가 했지. 징계먹어라.”잖아.

 

공현 : 아무리 막무가내여도, 아무 증거도 없는데 징계를 때릴 순 없으니까;;

 

거부기 : ‘변호사’ 말하는 거 진짜 짜증나던데. 소리 안 지르면서 막 비꼬고. 들으면 눈물 날 거 같아. 선생님들 그런 말투 싫어 진짜. 나도 그런 선생님이 막 뭐라고 한 적 있는데… 되게 재수 없어.

 

둠코 : 그런데 그렇게 안 걸리고 하룻밤 새에 다 뿌리고 붙여놓고 할 수 있어?

 

공현 : 난 자주 했어. 전단지 같은 거 몰래 뿌리는 거. 심증이 있어서 선생들이 불러서 “니가 했지?” “누군지 알지?”하지만 난 “모르겠는데요. 우와 이런 사람이 있다니. 저도 알고 싶어요.” 이러면서 시치미 떼고…. 참 학교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둠코 : 나도 야자 빠지려고 할머니 생일이랑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일 우려먹고… 친척 한 대여섯 명 죽인 거 같아. 제사 있다 그러고. 거짓말을 많이 하게 되지, 학생들이.

 

공현 : 그래서 이런저런 면이 오승희 편집진들이 많이 겪은 일을 그대로 소재로 삼은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 처음 읽을 때.

 

좀 비현실적이지 않아?

 

공현 : 네이밍센스가 유치하지 않아? 곽정, 이오구;

거부기 : 나중에 듣고 놀랬어. 이오십도 아니고 삼삼구도 아닌 이오구라고, 그래서 틀린 이름이라고.

 

둠코 : 작가가 좀 싸이코다?; 그런 데 신경 쓰냐...

 

공현 : 근데 진짜 곽정처럼 오승희 보면서 막 그러고 스크랩해놓고 이러는 사람 있을까?

 

둠코 : 그건 수집광일 거야. 오타쿠라고 본바탕이. 에바를 갖다 줘도 같은 짓을 할 거야.

 

거부기 : 있을 거 같은데? 감명 받아서... 난 처음 봤을 때 무지 신기했어. 우와. 발칙하고 좋지 않아?

공현 : 다른 면에서 비현실적인 거. 이오구 전에 있었다던 학교. 소지품검사 거부운동 두발자유 서명운동… 복도에 마우스 끌고 다니는 게 유행이라고 막 그랬잖아. 그런 게 비현실적이라고 느꼈어.

 

둠코 : 좀 돌은 인간들이 모여서 어떤 학교가 그럴 수도 있지, 뭐.

 

공현 : 아니 그런 학교가 없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본 촛불 참가하는 청소년들은 학교 안에서 그런 거 안하잖아.

 

둠코 : 그렇지. 촛불집회 나와서 거기서 다 풀고 학교 와서 얌전히 사는 애들이 많지.

 

거부기 : 광우병 소 반대하고, 민주주의 이런 거 정도지.

 

둠코 : 학교에서 막 그림 그리기 할 때 광우병 소 미친 소 안 돼 이런 거 애들이 많이 그렸었어. 하지만 그건 그냥 정말 광우병 소 위험해서 안 돼요, 이 정도. 학생인권에 대한 이야기로 가진 않아.

 

밤의마왕 : 이명박보다 학교 선생이 무서운 거지.

 

공현 : 촛불소녀랑, 학생인권 청소년인권 이어놓는 게 경험적으론 더 비현실적이라고. 그런 점이.

 

둠코 : 광우병이나 민주주의 이런 건 대의명분이 서는 거고. 청소년인권 같은 경우 당사자들의 이익이잖아. 좀 결이 달라.

 

왜 끝이 연애설인가 ㅋㅋ

 

둠코 : 연애설이 도는 걸로 끝; 나 그거 짜증났어. 왜 우리나라 고딩들은 연애에 집착하지? 이런 느낌?

 

거부기 : 마지막에 이건 뭐지? 이랬어. 끝 같지 않은 끝이었어.

 

공현 : 그냥 끝을 좀 가볍게 끝내고 싶었던 거 아닐까? 앞에 무거운 게 많잖아.

 

둠코 : 바보 아냐? 곽정 옆에서 그렇게 같이 오리걸음 하고 있으면 이오구가 한 줄 알 거 아냐. 선생들이.

 

거부기 : 변호사는 이오구가 곽정 좋아하는 줄 알걸?

둠코 : 왜 교사들도 그렇게 연애에 집착해? -_-

 

정점을 찍은 기분

 

공현 : 사실 옛날부터 이런 소설 쓰고 싶긴 했어. 졸업 직후에, 학교 안에서 청소년운동하고 전단지 뿌리고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로 소설 만들어도 재밌겠다 싶었어.

 

둠코 : 소설은 BL밖에 못 쓰겠어. 근데 BL 중에도 운동하는 거 나오는 BL 있더라?

 

공현 : 전부터 이현 씨가 오승희 좋아하는 줄 알고 있었거든? 이현 씨 블로그 보고서. 근데 소설로 쓸 줄이야. 행복발전소에서 백절불굴상도 받고 아 오승희 이제 그만둘 때인가. 하는 느낌 잠깐. 뭔가 이게 오승희의 정점이라는… 하지만 그러면 안 되겠지? 더 열심히 하란 의미겠지? 근데 소설에 쓰고서 돈도 안 주고 말야. 제목까지 그대로 썼으면서.

 

둠코 : 그럼 넌 에바 리뷰를 쓰고 안노 히데아키한테 돈을 줘야 하니?

 

밤마 : 원고 써도 원고료도 안 주면서.

 

공현 : 이현 씨가 후원금 좀 입금해주긴 했지.

 

소설 나오고 구독자가 너무 늘었어

 

거부기 : 오승희 진짜 학교 뿌리면 재밌겠다.

 

공현 : 거부기는 중학교 다닐 때 오승희 안 뿌려봤나?

 

거부기 : 난 오승희 말고 다른 두발자유 전단지 같은 걸 뿌려봤지.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오승의 배포하면 그냥 우쭈쭈쭈 할 거 같은데… 근데 뿌리면 진짜 재밌을 거 같긴 하다.

 

공현 : 신문에서 잡지로 바뀌었는데 신문일 때가 배포하기 더 좋지 않아?

 

거부기 : 그야 그렇지. 근데 잡지가 재밌긴 더 재밌어.

 

둠코 : 빠방하게 만들어보자 잡지. 재밌는 것도 넣고. 잡지로 만든 거, 뭔가 있어보여야 하지 않겠어, 기왕?

 

공현 : 십자말풀이라도 넣을까? -_-

 

거부기 : 이현 작가한테 기고를 부탁하는 거야. 소설.

 

둠코 : 그래, 소설 연재를 부탁하는 거지.

 

공현 ; 이 소설에선 8호 내고 있는데 우린 12호를 찍고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어.

 

거부기 : 아 맞다. 이 소설 보면 막 하루만에 7호 8호 나오잖아. 그게 신기했어. 누가 보면 오승희 꼬박꼬박 잘 나오는 거 같을 거야.

 

둠코 : 근데 그거 이오구나 곽정이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거잖아;

 

공현 : 이렇게 열심히 배포하고 해줄 거면 편집진 좀 참여해주지.

 

둠코 : 이현 작가한테 이오구 좀 연결해달라고 해. 이오구 내놓으라고.

 

거부기 : 오승희 신문 사진 하나라도 찍어서 표지에 넣어주지. 진짜 있는 거예요, 하고.

 

공현 : 이 소설 나가고 구독 신청자 엄청 는 거 알아? 그래서 감당이 안 돼;; ㅠㅠ

Posted by 오승희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