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출간 시 디자이너의 실수로 밑의 한 문단을 빼먹고 인쇄되었습니다. 필자와 독자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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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벌써 20대이다. (ㅠㅠ)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 때 학교폭력이랑 ‘왕따’, ‘이지메’ 어쩌구 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시끌시끌해졌고, 이천 몇 년에는 학교폭력특별법이란 것도 제정이 됐다. (네이버에서 쳐보니 2004년이었다.) 그러더니 2005년에는 “일진회”라는 게 학교 안에 있다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고, (편집자 주 : 학교 내 ‘일진회’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1996 ~ 1997년부터였다.) 부산에서는 어느 고등학생이 다른 고등학생을 때려서 죽게 해서 또 난리가 났었다.

그때마다 정부에서는 역시, 뭐 특별법 제정이든, 스쿨폴리스(배움터지킴이) 도입이든, 처벌 강화든, 여튼 뭘 하느니 마느니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온갖 이야기를 했다. 그중에는 굉장히 그럴 듯해 보이는 것도 있었고, 어이가 없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 때뿐이었다. 그래서 그 대책이 제대로 시행이 되었는지, 그 시행이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효과가 없었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 건지, 그런 것을 진지하게 알아보고 계속해서 하려는 건 잘 보이지 않았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같은 전문 단체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2011년 12월 말부터 갑자기 막 이야기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 ‘학교폭력’(학교폭력이란 말도 좀 웃기다. 학생들 사이의 폭력을 왜 학교폭력이라고 부르지? 부를 거면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전부 다 묶어서 그렇게 부르든가.) 이야기 잔치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답하다. 십 몇 년 동안 도대체 뭘 한 거지? 그러면서 부끄럽지도 않나? 어떻게 그 동안 신경도 안 쓰다가 저렇게 뻔뻔하게 요즘 애들이 어쩌고 하면서 떠들 수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우리 사회가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기나 한 건지. 그냥 신문 잘 팔리게 만들어주는 ‘핫이슈’ 정도로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학생들이 선거권이 없어서, 그래서 학생들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지들 맘대로, 좀 이런 거 한다고 생색내고 보여줄 수 있는 정책만 반짝 나오고 마는 건가 싶기까지 하다. 특히 요즘 나오고 있는 소리들을 보면 그런 생각은 더 쎄진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학생들 사이에 폭력이나 괴롭힘 같은 건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보다도 종류가 다양하다. 예를 들면 난 중2 때 같은 반에 학교에서 좀 노는 애가 있어서 걔가 애들한테 삥을 뜯곤 했다. 하지만 걔는 삥만 좀 뜯었지, 누구 하나를 찍어서 괴롭히거나 패거나 하진 않았다. 중3 때는 다른 데서 전학 온 애, 사투리 쓰는 애가 따돌림을 당하고 괴롭힘 당하는 일이 좀 있기도 했다. 근데 고등학교 때는 또 달랐다. 선후배 문화가 강한 곳에 가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기합 주고 두들겨 팼다. 인사 안 한다고 맞는 애도 있었다. 기숙사나 동아리에서는 그런 게 더 심했다. 때로는 교사가 3학년이나 2학년들한테 1학년들 군기 좀 잡으라고 뒤에서 조종하기도 했다.

그래서 학생폭력 대책이라고 딱 말하면 그냥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각 원인도 과정도 결과도 다르다. 더 구체화해서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접근해야 한다. 특수학급에 장애인 학생이 차별 당하고 괴롭힘 당하는 사건이랑, 일진이 걍 별 이유 없이 찐따를 찍어 놓고 괴롭히고 패는 사건이랑, 선배가 후배들 군기 잡는다고 패고 기합 주는 사건이, 같을 수가 없단 말이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학교폭력 대책’이란 것들은 도대체 그런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냥 마냥 포괄적이고, 때로는 자극적이다.

학생 폭력 해결에 이게 좋다! 이거만 하면 없어진다! 하는 그런 신의 정답, 난 모르겠다. 차라리 학교를 없애버려야하나 할 정도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겠다. 지금처럼, 학생들 이야기에 귀 안 기울이고,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으면, 학생 폭력 백날 가도 안 없어진다. 그래서 답답하다.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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