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맞은새싹

 

대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 인권침해 사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숙사 내 셧다운제

학교 기숙사 내에서 새벽 두 시부터 네 시까지 인터넷 연결을 끊는 (인터넷) 셧다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보는 피해가 만만치 않습니다. 본인은 아침시간보다 저녁시간에 더 활용할 시간이 많고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기숙사에서 인터넷을 끊기 때문에, 인터넷이 필요한 많은 일들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진정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 또한 셧다운제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온 제도인지, 이것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누리는지, 실질적으로 혜택을 누리는 친구들보다 피해를 입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은지 궁금합니다.

 

2. 기숙사 내 소지품 검사

학교 기숙사 내에서 학기에 한번은 꼭 불시에 기숙사 방문을 허락도 없이 열고 들어와 (들이닥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합니다.) 소지품을 검사합니다. 옷장과 서랍, 신발장, 게다가 냉장고와 침대까지 검사를 하고 갑니다. 심지어 자리에 없거나 자고 있는 학생의 자리까지 검사합니다. 이건은 명백한 사생활침해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3. 기숙사 12시 이후 출입금지, 통행제한

이 또한 학생들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12시면 벌점을 먹고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고 1시가 지난 이후에는 아예 출입문이 폐쇄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문이 개방되는 5시까지 학교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든지 졸린 눈을 비비며 문 앞에서 기다려야만 합니다.

 

4. 기숙사내 주류 반입 전면금지

또한 기숙사 안에서 술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서 대학가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고 들어오고 싶었던 친구들은 12시가 1분이라도 넘으면 들어올 수가 없습니다. 기독교학교이기 때문인지 (기독교라고 이래도 되는지 싶지만) 기숙사에서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음주금지라는 사칙 때문에 오히려 학생들이 외부에서 조금 마셔도 될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됩니다. 일단 시간을 때울 곳이 필요하니까요. 또한 기숙사 내에서 자신들의 자유에 따라 적당량을 마시면 다음 수업에 전혀 지장이 없었을 학생들이 어떻게든 5시 이후에야 기숙사에 들어와 자야만 하기 때문에 -바꿔 말하자면 5시 이전에는 술을 먹든, 어떻게든 깨어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날 수업에 지장을 미치는 경우를 더 많이 봅니다. 또한 기숙사 내에서 주류 반입 금지사칙에 대한 정당성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먹고 마시고 싶은 것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5. 아무런 공고와 사전 안내도 없이 맡긴지 1년이 지난 옷은 무조건 봉사단체에 넘기는 학교 내 독점 빨래방

저는 1년 동안 휴학을 하고 다시 학교에 돌아왔습니다. 그 전에 맡겼던 옷을 찾으러 교내 빨래방에 가자, “언제 맡겼느냐, (일 년전이라고 하자) 그럼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빨래방에서는 1년이 지난 옷은 보관하지 않고 봉사단체에 넘긴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전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전 안내가 있었다면, 휴학을 하기 전에 찾으려는 노력을 했을 것이며, 옷을 넘기기 전에 빨래를 맡긴 당사자에서 미리 공고를 해주었다면 부탁을 해서라도 아마 찾아놨을 것입니다. 군대를 갔다 오기 위해 최소 2년을 휴학하는 다른 동기들의 경우는 어떡하죠?

 

6. ‘스킨터치 금지구역’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들이대며, 기숙사 로비에서 남녀 신체접촉을 제한하는 일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진 나를 잡아주던 제 남자친구와 저에게 사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긴 스킨터치 금지구역이에요, 스킨십 금지입니다.”

스킨터치 금지구역이라는 내용에 대해서는 입학 전후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했으며, 그런 구역을 표시하는 안내판도 교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기숙사 로비라고 남녀 간 신체접촉이 불가하다는 것은 무슨 논리입니까? 그럼 기숙사 외벽에서 신체접촉을 하면 그것은 정당한가요? 황당합니다.

 

7. 강제 채플 수업

채플을 4학기 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이 불가합니다. 채플수업에 대해서는 이미 공론화가 충분히 되었으니 길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몇 마디를 붙이자면, 무신론자인 저는 채플수업에서 전해 듣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또한 그 시간에는 몇몇 채플조교들이 감시를 하며 잠을 자거나, 책을 보거나, 문자를 하거나, 핸드폰을 만지는 등 채플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했습니다. 강제 채플이 시행된다는 것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엄연한 인권침해 사례이며, 또한 그 시간 동안 감시와 개인의 자유로운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이중의 인권침해라고 봅니다.

8. 기숙사 내 고데기 등의 전열기구 사용 금지

화재의 위험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번 솔직히 바라봅시다. 지금 ‘들키지 않게’ 고데기를 기숙사 내에서 소지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고데기를 소지한 학생들과 화재가 난 사건의 비율을 따져보았을 때 극히 소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수의 위험성도 배제를 해야 한다? 모든 학생들을 잠재적 방화범으로 바라보는 건가요? 차라리 학생들에게 화재 예방 교육이나, 현재 시행하고 있는 RA제도를 통해 고데기 사용에 대한 주의요구와 위험성 전달 등을 할 수는 없나요? 참고로 전열 기구에는 밥통 등도 포함됩니다.

 

청소년 여러분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벅찹니다. 본인은 대학생인데, 저도 인권침해 현장 그 자체인 중고등학교를 지나왔죠. 항상 무언가가 불합리하고 옳지 못 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 정도에서 멈췄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푸른 꿈을 응원하고, 저도 지금이라도 제가 청소년인권을 비롯, 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지킬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대학교는 확장과 등록금 올리기에만 열 올리지 말고 학생인권에나 신경 썼으면. 취업지원이고 경력개발이고 기본적 권리나 존중해 주고 씨부리기를.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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