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숭례문이 화재로 홀라당 타버린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보도되자 인터넷에서는 너나 할 거 없이 “▶◀숭례문지못미”가 아마 원더걸즈의 텔미 이래 가장 큰 대세가 되어버렸다. (아, 혹시 “지못미”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자면 “지못미”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의 약자다.) 그동안 특별히 애정 같은 게 있었을 거 같진 않은데 불타고 나니 “국보 1호”, “민족의 혼이 담긴 문화유산”, “눈물이 났다”, “가슴이 아팠다”, “지못미”거리는 데서 위험한 민족주의의 냄새를 맡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 이 글의 주제가 숭례문이 한 양심적인 방화범 분(인명피해가 날까봐 기차에 안 했다고 하지 않는가) 손에 발린 사건에 대한 것은 아니니까 적당히 패스하도록 하자.

  어찌 보면 “지못미”가 여기저기서 막 쓰이는 게 지금의 상황인데, 이 기회에 우리가 ‘지켜주지 못한’ 수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실 우리가 지켜줘야 했는지 아니 지키고 싶었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는 숭례문보다도, “지못미”들이 많이 있다. 그래, 청소년이기 때문에 아니면 청소년 중 좀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빼앗겼던 지켜주지 못한 것들. 아주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그 ‘지못미 리스트’의 길이가 워낙 길기 때문에, 글씨크기 273.15pt 줄간격 2.99792×10의8승%로 만들면 우주까지 닿는 무지개다리 대용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ㅎㅎ

  “지못미”가 뭐가 그렇게 많냐고? 글쎄, 약간의 상상력을 보태서 ‘지못미 리스트’(예시)를 만들어보자.


- 쉬는 시간에 압수당한 명탐정 코난 만화책 4권, 그리고 연체료

- 부모와의 싸움 끝에 포기해버린 나의 진학 희망

- 단발머리까지 기르고 싶었으나 잘려나간 머리카락들 그리고 염색 머리

- 매우 짧게 자르고 싶었으나 학교와 집의 압박이 두려워서 못했던 스타일.

- 초등학교 때 갖다 바친 무수한 나의 일기들

- 나의 가방 속 사생활, 그리고 휴대폰 문자메시지함의 비밀들

- 성적표 나온 다음날 숙제 못해간 날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권리

- 너무나 입기 싫었던 교복을 안 입을 자유

- 안 걸렸으면 공책에 더 그릴 수 있었을 낙서들

- 성적으로 평가당하지 않고 싶었던 나의 인간성과 가치

- 외국에 군대 보내는 데 쓰인 교육 시설 좀 더 좋게 만들 정부 예산

- 비틀즈, 아니면 너바나, 아니면 자동차 광고하고 있는 서태지 -┍

- 규칙을 함께 만들고 스스로 지켜나갈 기회

- 나와 너의 인권에 대해 배울 기회

- 만화방에 틀어박혀 책 읽을 시간

- 연애할 기회

- 잘 시간. 쉬거나 놀 시간.

- 컴퓨터 조립해보고 라디오 분해해볼 시간들

- 연애에 도전하거나, 연애할 기회

- 농약이나 항생제 걱정 안 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들

- 내 지문 정보들 (망할 주민등록증)

- 돈 없거나 메이커 없다고 열등감 느끼지 않아도 되는 삶

- 학원 안 가도 되는 교육

- 여유롭게 걷는 걸음걸이

- 좀 더 활발하고 재밌고 돈도 조금은 더 빵빵한 동아리 활동

- 대통령선거 때 만들고 싶었던 이명박 욕하는 UCC

- ‘보호자’ 눈치 좀 안 보고 친구들이랑 여행 가거나 외박할 기회

- 밤 10시 이후 찜질방 life

- 유서(유서의 내용은 입시경쟁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체벌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동성애차별에 대한 것일 수도 있
다.)를 남기고 죽은 나의 친구

- 너의 미소 (잇힝♡)

- 그냥 다 묶어서 인권과 행복, 자유와 평등, 세계평화

- 우주인, 미래에서 온 사람, 초능력자 등을 찾아서 같이 놀기 (ㅁㅝㅇ미!?)

  …너무 길어서 생략, 헥헥.



  안 그래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교 다니는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기억력이 부족하다 못해 없던 사람들도 방학 동안 잊고 지내던 두발규제 복장규제 체벌 강제야자 아침 일찍 등교 등등 때문에 압ㅂㅞㄺ을 느끼고 있는 시기다. 여러분의 지못미 리스트에서 가장 위쪽에 올 항목은 무엇인가? 머리카락? 개성? 놀 시간? 꿈? 생존권이나 경제력?

  무엇이건 간에, 언제까지 그따위로 “지못미”만 날리고 있어야 하는가? 아무리 지못미거리고 있어도 지켜주지 못한 것들은 돌아오지 않고 미안한 마음은 작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못미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미안한 마음은 커져가고 삶은 불행해진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이제부터라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자. 이 글은 명백한 선동(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다. 나는 지금 여러분이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기고 있다. 머리를 자르려 하는 교사의 가위나 때리려는 매를 잡고 항의할 것을, 친구들을 설득해서 시위를 하거나 서명운동을 하거나 건의를 할 것을, 잘못된 교육을 거부하고 새로운 교육을 요구하고 상상할 것을 선동하고 있다. 겁이 나거나 부담스럽거나 다른 이유로 하기 힘드신 분들은 이 오승희라도 가져다가 친구들에게 나눠주거나 몰래 뿌려주삼!

  더 이상 우리의 삶이 끝나지 않는 “지못미”의 연속이어선 안 된다. 우리가 그렇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지켜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빼앗긴 우리의 삶과 권리들을 이제부터라도 다시 만들어가자. 그것이야말로 “지못미즘”(?)의 완성이자 극복이다.


지키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이제 다시 찾아올 생각을 하니까, 왠지 두근거리지 않는가?


Posted by 오승희

♠ 정답만 강요하는 사회에 태클을 거는 오승희라 정답이 없는 문제도 은근 많다는 ♠


오지선다형 문제

1. 다음은 청소년자유언론 ‘오답승리의희망’(오승희)에 대한 설명이다. 보기 중 틀린 것 같은 것을 고르시오.
① 오승희는 매우 가난한 언론이다.
② 오승희 편집진은 편집을 마치면 다크서클이 찐해진다.
③ 오승희 신문의 제호 디자인은 매호 바뀌고 있다.
④ 명박이는 오승희를 좋아한다.
⑤ 오승희는 막장 언론이다.

2. 오승희를 읽은 후 ‘올바른’ 감상평을 고르시오.
① 오승희 디자인은 참 이쁜거 같아.
② 오승희는 조중동보다는 나은 거 같아.
③ 오승희는 글씨가 너무 많아, 읽느라고 힘들었어. ㅠㅠ
④ 오승희는 돈이 매우 많이 없는 언론 같아, 2주년 기념 오승희도 흑백으로 뽑잖아...?
⑤ 명박이한테 주고 싶어.

3. 다음 보기에서 오승희 1호(창간호)부터 7호(이번호)까지 단 한 번도 사라지지 않고, 쭉 유지된 코너를 모두 고르시오.
① 투덜리즘
② 사노라면
③ Show me the 개념
④ 오답노트
⑤ 개인연구

4. 오승희에 글 또는 이미지(그림, 사진)를 기고하는 방법 중 옳지 못한 것을 고르시오.
① 오승희 사이트 ‘투고란’에 글이나 이미지를 올린다.
② 오승희 대표 메일(?)로 글이나 이미지를 보낸다.
③ 인맥을 이용한다.
④ 편집진들에게 라면을 사주면서 오승희에 실어달라고 한다.
⑤ 전북청소년인권모임 ‘나르샤’ 또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같은 곳에 사뿐히 올려본다.


5. 다음 보기 중에서 바른 오승희의 풀네임(full name)을 고르시오.
① 저질스러운 주장, 거침 있는 발언, 막대한 자본 청소년막장언론 오답승리의희망
② 상큼한 주장, 개념 있는 발언, 빈약한 자본 청소년자유언론 오답승리의희망
③ 자유로운 주장, 거침없는 발언, 빈약한 자본 청소년자유언론 오답승리의희망
④ 빵상, 호롤로ㄹㄹㄹㄹㄹ로롤, 가끔씩 청소년자유언론 오답승리의희망
⑤ 착한 주장, 착한 발언, 착한 자본 착한청소년자유언론 오답승리의희망




단답형 문제

6. o, x 문제
1) 네이버(naver.com) 검색창에 ‘오답승리의희망‘을 검색하면 오승희 홈페이지가 뜬다.
2) 오승희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료로 배포된다.



7.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
‘자유로운 주장,                      , 빈약한 자본’





서술형 문제

9. ‘오답승리의희망’이 뜻하는 바를 2자 이상 서술하시오.




♠ 수고하셨습니다 ♠
계속☞
Posted by 오승희



◎ 한도를 넘은 찌라시즘, 조중동과 학교홍보신문 등이 난무하는 시대. 언론활동을 위해 태어난 청소년 ‘오승희’. 블로그와 교내 자치신문의 스타로 떠오른 그는, 검열과 광고질로 얼룩진 학교신문과 교지 등의 현실에 반발하고, 교장의 회유를 뿌리친다. 그 뒤로 학교의 어떤 신문에서도 그의 글을 받아주지 않고, 심지어 블로그에 쓰는 글에도 압박이 들어오는 등 위기에 처한 오승희.

이에 오승희는 ‘편집진 X’와 팀을 이뤄,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개념의견글 투고로만 만드는 신문’에 도전한다. 조중동의 독과점, 수많은 대안적 언론들의 등장, 그리고 펜 끝과 키보드 위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싸움. 기본적 언론의 자유조차 무시한 채 압박하는 정부와 학교, 그리고 자본…. 멈출 수 있는 방법은???
(ㅈㅅ. 심심했어요. 영화 「스피드 레★서」 줄거리 패러디입니다. -_-)


◎ <오답 승리의 희망>은 1년에 4번 나오는 ‘청소년자유언론입’니다. 애칭은 “오승희” 또는 “승희”랍니다. 검열 없는 신문을 지향하고, 주로 청소년들의 투고를 받아 만듭니다. (공짜)한겨레결체를 많이 씁니다.


◎ 오승희는 글과 돈에 고픕니다. 글과 돈을 주세요~ 상상 그 이상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드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글과 돈을 주신다면, 적어도 상상 그 이하의 것은 안 보여드리겠‘습’니다. (글과 돈이 충분하지 않으면 상상 이하일지도…) 실은 호외 몇백 부 찍느라 8호 찍을 돈이 부족할 지경입니다.
http://cantabile.mireene.com 홈피에서 지난호도 보고 돈도 좀 주세요. ㅠ
Posted by 오승희



▲우리가 “늙은 60대가 뭘 대통령이나 해?” 이럼 기분 좋겠니? 다른 사람들만큼은 다 아니까 좀 쳐들으렴. ^^

  (어디 만평 같은 느낌인데 인터넷에서 주워와서 출처를 알 수가 없네요. 불펌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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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08년 5월 14일 만평인 걸로 진상규명(?)됐씁니다
Posted by 오승희

   몇 개월 전에 숭례문이 화재로 홀라당 타버린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보도되자 인터넷에서는 너나 할 거 없이 “▶◀숭례문지못미”가 대세가 되어버렸다. (아, 혹시 “지못미”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 드리자면 “지못미”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의 약자다.) 

  그동안 특별히 애정 같은 게 있었을 거 같진 않은데 불타고 나니 “국보 1호”, “민족의 혼이 담긴 문화유산”, “눈물이 났다”, “가슴이 아팠다” 하는 데서 위험한 민족주의의 냄새를 맡는 사람도 있겠지만, 뭐 이 글의 주제가 숭례문이 한 양심적인 방화범 분(인명피해가 날까봐 기차에 안 했다고 하지 않는가) 손에 발린 사건에 대한 분석은 아니니까 적당히 패스하도록 하자.

  숭례문 말고도 명박이가 대통령이 되고 딴나라당이 여당이 된 이래 “지못미”가 여기저기서 난무하는 게 현실이다. 명박스럽고도 명박한(운명이나 팔자가 기구하고 복이 없는) 세상이다. 명박이가 대통령 되기 전부터 지못미들은 많았는데, 명박이가 대통령이 된 이래 지못미들이 더 늘어났다.

  어디 한 번 “지못미 리스트”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하지만 약간의 뻥과 상상력과 조미료를 보태서) 만들어보자. 청소년이기 때문에 빼앗겼던 지켜주지 못한 것들과 명박이가 대통령이 되면서 한 짓들 때문에 지켜주지 못했던 것들, 그리고 이래저래 상관없이 지켜주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모아서 분류없이 적어보도록 하겠다.


~ 지못미 리스트 ~ (예시)

- “평화시위 보장하라”라고 외치며 연행되었으나, 신문 등에는 “‘집에 보내주세효’라며 눈물 흘리는 여중생”으로 보도되어버린 여성 청소년 그리고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정치활동

- 0교시, 강제종교수업, 사설모의고사 금지 등의 일부 교육부 지침들

- 명박이 때문에 집단 분신해야 했던 촛불들

- 명박이를 비유하는 데 사용되면서, (아마도) 불쾌해하고 있을 쥐들

- 인간들 때문에 끔찍하게 사육당하다 죽어서 ‘미친소’라고 욕 먹는 소들

- 육식소비와 축산업 때문에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맞아가며 지나치게 착취당하고 있는 동물들 (최근 대량학살당한 닭 분들 포함)

- 안전하고 건강하고 생태적인 음식들

- 대선 때 만들고 싶었던 이명박 욕하는 UCC

- “어륀쥐”가 되어 명박이 욕에 사용되는 “오렌지”

- 물대포에 사용된 물들과 세금들

- 밤 꼴딱 새고 있는 전의경들

- “왜 때려요”로 히트치고 있는 진중권

- 전주 우석고에서 집회신고했다고 경찰 조사를 받은 분, 그리고 “휴교시위” 문자를 보냈다고 경찰에 잡힌 재수생 장모 씨

- 집회/언론/표현의 자유, 민주주의 (특히 청소년의)

- 2003, 2004년부터 이야기 나오다가 묻혀버린 ‘국민소환제’ 운동 (결국 지자체 ‘주민소환제’만 됐다.)

- 유서(유서의 내용은 입시경쟁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체벌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동성애차별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를 남기고 죽은 친구

- 부모와의 싸움 끝에 포기해버린 나의 진학 희망

- 초등학교 때 갖다 바친 무수한 나의 일기들

- 가방 속 사생활, 그리고 휴대폰의 비밀들

- 성적표 나온 다음날, 그리고 숙제 못해간 다음날 맞은 집과 학교에서 종아리와 손바닥들

- 단발머리까지 기르고 싶었으나 잘려나간 머리카락들 그리고 염색 머리, 또는 매우 짧게 자르고 싶었으나 시도해보지 못했던 헤어스타일

- 교복을 안 입을 자유와 우리들의 간지

- 입시, 취업을 위한 성적으로 평가당하지 않고 싶었던 나의 인간성과 가치

- 외국에 군대 보내는 데 쓰인, 교육 시설 등을 좀 더 좋게 만들 정부 예산

- 자동차 광고하고 있는 서태지 -┍

- 잘 시간과 쉬거나 놀 시간

- 내 지문 정보들 (망할 주민등록증)

- 돈 없거나 메이커 없다고 열등감 느끼지 않아도 되는 삶

- 학원 안 가도 되는 교육

- 좀 더 활발하고 돈도 더 빵빵한 동아리 활동

- 밤 10시 이후 찜질방 life

- 너의 미소 (잇힝♡)

- 좀 덜 더운 지구 (안습 지구온난화)

- 그냥 다 묶어서 인권과 행복,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와 세계평화, 생태계


  … 너무 길어서 이하 생략, 헥헥.



  여러분의 지못미 리스트에서 가장 위쪽에 올 항목은 무엇인가?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우리는 대체 언제까지 그따위로 “지못미”만 날리고 있어야 하는가? 아무리 지못미거리고 있어도 지켜주지 못한 것들은 돌아오지 않고 미안한 마음은 작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못미 리스트’가 길어질수록 미안한 마음은 커져가고 삶은 불행해진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리고 지금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이제부터라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자. 이 글은 명백한 선동(남을 부추겨 어떤 일이나 행동에 나서도록 함)이다. 나는 지금 여러분이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기고 있다.

  명박이와 딴나라당의 대운하 삽질이건 수도&의료 사유화건 학교서열화건, 앞으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많다.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만들어가고 다시 지켜야 할 것들도 많다.

  더 이상 우리의 삶이 끝나지 않는 “지못미”의 연속이어선 안 된다. 우리가 그렇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지켜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빼앗긴 우리의 삶과 권리들을 이제부터라도 다시 만들어가자. 그것이야말로 “지못미즘”(?)의 완성인 동시에 극복이다.


  지키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이제 다시 찾아올 생각을 하니까, 왠지 두근거리지 않는가?



(* 이 글은 오답 승리의 희망 7호에 투덜리즘으로 실렸던 글을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내용만 최근 상황에 맞게 각색한 재탕입니다.)
Posted by 오승희

촛불용사 시민들
(원곡 : 지구용사 선가드 한국 주제가)

쥐박이 귀 뚫으러 가고 싶어도
닭장차 가로막은 광화문 광장
미친협상 대운하 학교자율화
국민 의견 쌩까는 독재의 세계

우지쾅쾅 살수차
백골단에 경찰특공대
암흑대왕 쥐박이어스

평화를 파괴하는 독재 사기꾼
나가자 행진하자 정의는 이긴다

비폭력 비폭력 촛불용사 시민들
Posted by 오승희




#1. 제방의 붕괴는 조그마한 구멍 몇 개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바깥쪽에서는 별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알아채기도 어렵지만, 눈치가 빠르다면 이 상태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간단한 조치 몇 가지를 취할 수 있다. 제방의 구멍이나 균열이 바깥쪽에서도 보이기 시작하면, 문제가 약간 심각해진 경우다. 정밀진단을 즉시 실시해야겠지만, 지금 당장 물이 새는 상황이라면 그럴 여유가 없다. 네덜란드의 소년처럼, 손가락으로라도 막아야지 어쩌겠어. 별 거 아닌 것 같이 보여서 놔뒀다가는 수압과 침식작용에 의해 순식간에 제방은 붕괴되고 만다.


#2. 취임 후 겨우 100일 지났을 뿐인데, 이등병의 ‘국방부 시계’를 연상케 하는 ‘이명박 퇴임시계’가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고 있다. 100일은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고3은 말한다. “아 슈ㅣ발!!!” 대답하기도 싫을 정도로, 그에게 100일은 급박한 시간이다. 연인에게 묻는다. “백일? 금방 지나갔지.” 아, 예, 그러세요. 이제 막 자대배치 받은 이등병에게 물어볼까? 아니다. 그냥 안 물어보는 게 낫겠다. 그럼, 이번엔, 대한민국 아무 청소년이나 붙잡고 좀 다른 질문을 해보자. “이명박 취임 뒤 100일 동안이 어떤 시간이었죠?” 그는, 외려 내게 묻는다. “아직 100일밖에 안됐어요?”


#3.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상황이 딱 그렇다. 취임하기 직전, ‘어륀지’에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을 때부터 그는 눈치를 챘어야 했다, 제방에 문제가 있음을. 그러나 그는, 전봇대만 냅다 뽑아댔다. 이 전봇대가 어떤 전봇댄지 구분할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우리 눈에, 그는 단지 ‘노무현을 매우 싫어하는 못생긴 놈’일 뿐이었다. 갑자기 전국 시험을 쳐서 전국의 청소년들을 성적순으로 일렬로 줄 세우더니, ‘학교 자율화’라는 명목으로 ‘학생 타율화’를 시도했다. 그놈의 대운하 나부랭이는 한다 만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나 갖다가 너는 밤낮 장난하나? 강부자(강남 땅부자),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금실(강남 금싸라기 땅 실소유주) 내각 까지는 그래도 참았다. 그러나 눈치 없는 당신, ‘광우병 쇠고기’로 마침내 우리의 쓰린 속에 불을 질렀다. 순식간에 2만 명의 양초에 불이 붙었다.

  문제가 겉으로 드러났으니 이제는 뭔가 정밀진단이나 긴급 조치가 취해질 줄 알았던 국민들은, 너무도 당당한 쌩까기와 그놈의 지치지도 않는 배후타령, 촛불 든 놈은 다 빨갱이라는 저질 색깔론에 기가 막혔다. 적어도, 이쯤에서는 뭔가 대책을 내놔야 했다. 재협상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검토해봤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와 그런 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한 조중동은, 국민의 뒤통수를 아주 제대로 후려쳤다. 그 뿐이라면 차라리 행복하겠다. 아직도 의료보험 민영화, 공공요금 인상 등의 시한폭탄들이 남아있다. 이건 뭐 빼도 빼도 끝이 없는 목각인형 ‘마뜨료슈까’랄까, 까도 까도 끝이 없는 양파랄까, 종잡을 수가 없다.

  정부가 도무지 귀를 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람들은 이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내 장관고시를 강행했다. 전두환(전 국민을 두드려 패서라도 환영합니다) 외교의 극치였다. 이제 제방은 붕괴 직전, 국민은 재협상 정도로 만족할 수 없게 됐다. 21세기의 국민들에게 이명박은 독재자였고, 그 민심은 ‘재보선 한나라당 참패’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빙산의 일각, 전국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명박 심판을 위해 투표권 획득의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4. 아-주 가끔씩은, 거의 졌다시피 하던 게이머가 처절한 플레이 끝에 게임을 이기고야 마는 대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끔씩, 아-주 가끔씩, 자주가 아니라 가!끔!씩!이다. 이명박은, 역전승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명박을 오래 전부터 열성적으로 지지해왔던 팬카페 마저 지지철회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은 완전히 화가 났다.

  이미 국민은 이명박이라는 사람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됐다. 그의 허접한 인재 풀도, 국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속이 빤히 보이는)말도, 인터넷 서핑을 하며 민심을 읽기는커녕 로그인 하나 제대로 못하는 컴퓨터 실력도. 이제는 꼬리 자르기나 번지르르한 말 따위로는 안 된다.

  이명박, 퇴진하라. 국민에게 GG를 쳐라. 하루라도 빨리 항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남은, 1700일이 넘는 임기를 몽땅 파라핀 산업 발전에만 헌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 임기가 엄연히 있는 직을 100일 만에 끌어내리는 게 우습다고 생각된다면, 임기직 공무원이나 공기업 사장의 사퇴를 집요하게 종용해온 이명박의 태도를 상기해보자. 자승자박이요, 자굴분묘이며 자업자득인 셈이다.
Posted by 오승희



(편집을 마치고 피폐해진 편집진)


  믿기 어렵지만, 6호가 나왔습니다. 믿기 어려워도, 늘상 하던 인사는 해야겠지요?

  청소년자유언론 「오답 승리의 희망」. 애칭 “오승희”, “승희”도 괜찮습니다. 대체로 한겨레결체를 씁니다. 계간지이고, <청소년인권모임 나르샤>(cafe.daum.net/jbhumanrights)에서 냅니다. 자매지는 「청소년의 눈으로」.

  오승희는 검열 없는 신문, 자유로운 신문, 하고픈 말은 하는 신문입니다. 청소년들의 투고를 받아서 만듭니다. 지면 부족할 때는 못 실어주기도 하지만, 용서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투고받은 글들은 오승희 편집진의 입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편집진의 입장은 좀 모호하지만…. 나름 편집진의 입장이랍시고 쓰는 건 1면의 <투덜리즘> 뿐이니 참고하시길.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지난호도 보고 돈 좀 후원해주세요. 흑흑. 돈이 부족해서 원래 6호는 12월 20일 전에 내려고 했는데 무지 늦어지고 말았답니다. 이게 다 노무현이랑 이명박 때문인 거 같습니다. 라랄~ ㅠㅠ
Posted by 오승희

  입시성적도 최고, 학생이든 교사든 말하는 것이 상부로 반영되지 않는 점, 꽉 막힌 건물구조라는 학교 소개를 들으면 문득 소설 ‘1984’정도의 학교라고 상상할지 모르나 학교에 충성의식이 투철한 건 극소수 뿐. 대다수는 나처럼 느슨하게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을 줄타기하는 쪽이다. 그래도 혹시 기숙사 룸메이트가 충성파일지 몰라 걱정했지만 다행히 흔한 성격의 사람이었다. 

  학교생활은 꽤 순조로웠다. 학교 안에 기숙사가 있어서 밤샘 자율학습을 운영하긴 하는데 박카스도 주고, 교내 야식집도 있어서 꽤 할만한 편이었다. 그래도 힘들 때엔 성공해서 잘 사는 모습을 상상하며 견딜 수 있었다. 나중에 밤샘학습을 같이 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대체로 비슷했다 한다.

  또 너무 조용했냐 하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가끔 등록금을 늦게 내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평소 학교에 반항적이었던 녀석들이 퇴학을 당한 일이 있었다. 아마도 이 사건에 관련된 모습들이 내가 처음으로 보았던 ‘해방11월’의 조짐이었을 것이다. 이 사건 이외에도 ‘해방11월’에 영향을 준 사건은 많다. 다만 이 사건은 ‘해방11월’이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일어났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 사건 중 하나이다.

  학교의 식사시간에는 학생과 교사가 각기 다른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그래서 학생들만의 여가와 잡담은 식당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교사의 눈치를 볼 일도 없고, 학생들끼리 쉽게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지내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 일은 꽤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다. 벌써부터 일부 선생들이 그 학생을 일방적으로 내쫓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이야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 소문들은 은근히 입장의 차이를 띈 논쟁의 형태로 변해갔고, 평소에 고민할 기회가 없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선택을 요구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다. 그 중에는 논쟁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지켜보면서 한마디씩 자신의 생각을 거들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주도 하에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그것은 갈수록 불필요했고, 그런 식으로 시작된 논쟁은 결론도 뻔했으며 결정적으로 재미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제각기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작은 그룹을 형성하고 각각의 관심사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몇몇 그룹에서는 학생들과 친한 교사를 데리고 와 식당에 있는 학생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지만, 교사와 대화하는 것이 위험할 것이란 우려와는 다르게 꽤 좋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것을 본 다른 그룹들은 제각기 마음이 맞는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마음이 맞는 교사가 같을 경우 그룹간의 소통도 활발했는데 이것을 계기로 학생들과 친해진 교사들이 조금 있었다. 물론 모든 교사들과 친해진 건 아니었는데, 수업과 마찬가지로 지겹게 이야기하는 교사들은 학생들과 친해지기 어려웠으나 비교적 협조적인 교사들 축에 낀다는 이유로 학생식당에 초청받고는 했다.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교사들은 학생들의 초청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학교에서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들렸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학생부에서는 학생식당에 교사를 파견했다. 학생식당에서 일어나는 학생들 간의 폭력사건을 방지한다는 것이 학생부의 명분이었다. 애당초 별로 일어나지 않던 주먹질도 금지되었지만, 학생들끼리 몰려서 이야기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학생부에선 위화감 조성을 방지한다고 하였다. 평상시에 가만히 있던 녀석들 중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던 녀석들도 있었다. 학생식당에서의 소모임을 경험한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들의 소박한 일상을 빼앗긴 것에 분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그렇다할 움직임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체념하고 공부를 하는 쪽과, 음식에만 열중하는 녀석들도 있었으며 제각기 탈출구를 찾아 조용히 있는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역시 그 사건의 클라이맥스는 쇠고기 사건이었다. 다른 학교가 여름방학을 하고 있을 시기에 이 학교는 여전히 배식을 포함한 밤샘학습을 하였다. 방학시즌에도 학생부 교사들은 철수하지 않았다. 학생부 교사가 있음에도 소모임을 하려던 녀석들은 다음날 얼굴이 심하게 퉁퉁 분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던 순간 일은 터지고 말았다. 쇠고기였다. 그것도 썩은 쇠고기였다. 학생들이 배식 받은 쇠고기에는 양념같이 보이는 구더기들이 요리되어 있었다. 이 날만큼은 파견된 학생부에서도 학생들의 분노에 찬 소문을 막을 수 없었다. 식탁을 매개로 해서 모든 식당에 썩은 쇠고기에 대한 분노는 퍼져나갔다. 결국 아무도 수저를 들지 않았다. 학생부에서 협박조로 재촉하자 교내 엘리트들과 선도들은 먹기 시작했으나 나머지는 먹지 않고 밤샘학습으로 들어갔다. 결국 먹지 않았던 사람들 중 일부가 주모자가 되어서 중형을 받고 사건은 종결되는 듯 보였다.


(다음호에 계속)

[표절만땅]
Posted by 오승희



3cf(3ryu cartoon family : 3류만화패밀리), 그리고 “보노”, “촌갱”…. 그런 이름들이 있었다. 그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아마도 인터넷에서 “촌갱”이 그린 「생존류 호신술」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피떡이 되도록, 체벌하는 교사들에게 "거절권"을 구사하던 그 만화. 아니면, 은근 유명해진 『학교대사전』의 삽화를 3cf의 “보노”가 그렸다고 하면 모르던 분들도 좀 다시 봐주시려나?

  3류만화패밀리. 거기엔 삼류스러운 허무개그 만화들도 있었고 독기 어린 만화들도 있었다. 참 개발새발 삼류스러웠지만 재미는 있었다. 

  학교와 사회의 부조리, 폭력, 비리…. 그것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거나 희생당하는 사람들…. 팽배하는 교육에 대한 불신…. 심심찮게 보이는 사회에 대한 개김성/풍자성 내용들은 참으로 가차없고, 때로는 절망적인 감정을 담고 있었지만, 여하간 웃기긴 했다.

  3류만화패밀리의 몇몇 만화들은 분명 1990년대후반과 2000년대라는, 격동의 시대가 낳은 아이들이었다. 뭐, 출생신고는 안 되어 있지만.

  여기 첫 부분을 실어둔 「급식해저드」를 비롯해서 추천작으로 「개혁가의 죽음」, 「아침조회학교」, 「쇼생크 탈출」, 「생존류 호신술」, 「Devil Qoo」 등등을 볼 것을 추천한다. 3류만화패밀리에 있었던 작품들 중에서도 일부는 작도닷넷(xacdo.net/3cf)에 남아있다.


[익명]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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