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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5 [5면] [Show me the 개념] 불협의 공존 by 오승희
 어렸을 적, 교회에 다니는 친구와 함께 TV를 보던 중에, 교회 안에서 폭력과 살인이 벌어지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었다. 교회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교회"라는 이미지보다는 그 폭력에 이어질 것만 같던 신의 처벌과 그 폭력의 액션에만 관심이 있었지만, 종교의식이 강했던 내 친구는 "교회에서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사실에 흥분했다. 나는 그제서야 ‘교회와 폭력’사이의 불협화음을 이해하고, 그 불협의 공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황해 했었다. 하지만 그 불협화음을 깨뜨려줄 신의 처벌은 없었다.

 내가 이 기억을 지금까지 수년간 내 머릿속에서 지우지 못한 이유는, 내가 조금씩 커가면서 내 주위엔 그 사건과 너무나도 흡사한 불협의 공존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실사회에서의 그것은 어릴 적 나의 머릿속에 남았던 그것보다 훨씬 가혹한 것이었다.

 수업이 끝나기 5분전, 모든 학생이 지루한 수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때, 끝 종이 두려워 떨고 있는 학생의 마음을 아는가? 참고서를 산다고 부모님께 받은 돈을 같은 학교 학생한테 줘야만 하는, 아니 바쳐야만 하는 학생의 마음을 아는가? 그 학생의 마음까진 아니더라도, 그러한 학생이 있다는 사실조차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공공연한 비밀로 지켜지는 불협의 공존, ‘학교폭력’이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는 학교의 보호를 받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본 영화엔 신의 처벌이 없었듯 현실은 더 가혹했다. "신의 처벌"을 기다린 우리 모두를 배신하고, ‘학교'라는 울타리는 양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울타리처럼, 한 학생의 인권보다 그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은폐시켜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과연 교회에서의 살인을, 하느님은 용서하실까?

 태양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똑같은 빛을 보낸다. 하지만 우리는, 그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고 나서야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의 빛만 보게 된다. 이렇게 현대의 사회구성원은 각자의 생각과 안목이 모두 다르지만, 진리에 대해서만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한다. "학교폭력은 사라져야만 한다."

 이 생각은, "사라져야한다"의 바람이 아니라 "사라져야만 한다"라는 의무와 진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국가의 미래가 자라는 학교, 교회나 절보다 더 성스러운 장소인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과 폭력의 공존, 그 불협의 공존은 없어져야만 한다. 사회가 ‘법’이라는 신과 ‘가정’이라는 안식처로 구성원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것처럼 학교는, 학생들의 울타리가 아닌 학생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고, 사회 구성원을 키우기 위한 작은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주고등학교 손주혁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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