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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5 [4면] [Show me the 개념] 국기에 대한 경례 by 오승희
 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중요 행사가 있을 때 국기에 대한 경례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례이다. 이런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왜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국기에 대한 경례는 행해졌다. 우리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왜 하는 것인가? 또, 이런 국기에 대한 경례가 왜 필요한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기를 향해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맹세문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애국심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학교에서 이것을 강제적으로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지금은 아니어도 20~30년 전에는 국기에 대한 경례는 의무였고 하루에도 몇 번씩 해야 할 때가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강제성 면에서 정도 차이는 있어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의무적으로 하게 하기 때문에 이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먼저 이 맹세문에 대한 것인데, 그 기원이 유신정권시대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맹세문을 외우고 의무적으로 경례를 하게 한 데 있다는 것이다. 곧 유신시대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문교부에서 원래 맹세문의 일정 부분을 의도적으로 바꾸었다고도 한다. 또, 종교나 신념의 자유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여호와의 증인에서는 이런 맹세를 우상숭배로 간주하여 종교적으로 금하고 있다. 종교적인 이유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자 학교에서 퇴학 조치를 취해 문제가 더욱 커진 일도 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목적이 애국심 고취에 있는 만큼 의무적으로 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아무 생각과 마음 없이 단순히 경례만 한다면 그것은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만 낳게 된다. 실제로 주위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진지하게 하는 학생들을 보기는 어렵고, 심지어 어떤 이들에게는 이 행위가 귀찮은 의식일 뿐이다. 그리고 종교와 신념에 대한 자유는 인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해당한다. 경례를 강요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 그러므로 경례는 강요해서도 안 되고, 하지 않아서 받는 물리적 불이익도 없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경례나 기타 형식적인 행위 없이도 애국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과 사명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없으면 사회 조직이 없지만 사회 조직이 없으면 개인도 존재할 수 없다. 이 둘은 서로 필수불가결한 관계이므로 개인이 사회 조직에 요구하는 권리와 받는 복지 혜택만큼 그 의무도 다 해야 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의무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학교나 기타 기관에서는 중요 행사시에 행사 순서에 넣을 필요가 있다. 이는 충성 맹세나 희생의 다짐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국가에 대한 의무를 생각해보자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전주상산고등학교 노용호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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