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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5 [2면] [오답노트 Anything But Ordinary] 예민한 소년이 묘사하는 억압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by 오승희
 안녕하세요~♡ 오답노트 코너를 진행할 승희라고 해요.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설정 상으로는 질문하길 좋아하는 소녀랍니다. 그 이상은 비~밀♥ 첫 코너다보니 쪼오금 어색하네요. 자, 그래도 힘내서 <오답노트, Anything but ordinary>!

 ☞ 오늘 소개할 것은 최시한 씨의 연작소설 다섯 편을 묶어놓은 책,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구름 그림자」,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반성문을 쓰는 시간」,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섬에서 지낸 여름」. 이 5편이 6,5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인공인 선재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문학소년이랍니다. 선재의 눈에 비친 고등학교 생활은 어떤 걸까요?

☞ 어떤 분은 이 소설이 1인칭임에도 문장이 고등학생 것 같지가 않아 읽는 맛이 떨어진다고 하기도 하더군요. 확실히 읽다보면 선재가 애늙은이처럼 보일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표현이 다르다고 해서 선재가 본 세상과 다른 고등학생들이 보는 세상이 정말 다른 걸까요? 저 같은 경우는 선재가 "구름 그림자" 이야기를 사람들의 고정관념 같은 것을 말할 때 연결하는 것을 읽고 정말 신선한 느낌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대학이란 구름 그림자 같은 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그 속에 들어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르는 구름의 그림자. 왜 그놈은 하늘에서 그렇게도 꼼짝을 하지 않을까." 선재는 우리와 같은 것을 보면서도 그 핵심을 엿보는 것 같아요. 선재의 말투는 애늙은이 같을지 몰라도 현실에 찌들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에서는 순수한 것도 같구요. 꿈 많은 사춘기의 문학소년! 우리가 설령 선재랑 꼭 닮은 모습은 아니라고 해도, 우리들에게는 그런 모습이 조금씩은 있기 때문에 그런 선재에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 이젠 선재와 그 친구들이 억압의 장인 고등학교를 어떻게 살았는지, 그 기록을 들여다볼게요. (그래도 여기에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을 거에요. 이건 어디까지나 소개니까 미리니름도 최대한 피할 거구요. 안 그럼 재미없으니까!

☞ 선재와 그 친구인 윤수, 왜냐 선생님 등은 끊임없이 학교나 사회와 마찰을 빚어요. 이 소설 전체가 마찰과 갈등의 기록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들이 맞서게 되는 사회와 학교는 어떤 학교냐구요? 음… 예를 들어, 전교조에 가입했다고 해서 선생님을 쫓아내는 학교. 친구들과 어느 집에 모여서 "놀이판"을 계획했다는 것 때문에 경찰에 끌려가야 하는 사회, 그리고 그런 아이들에게 무기정학을 주는 학교. "기원의 밤"에 학생들이 모두 우수 대학에 합격하여 "승리자"가 되길 기원하며 입시경쟁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학교. 그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대상은 사회나 학교 그 자체일 때도 있고, 그 사회나 학교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는 선재의 누나나 몇몇 선생님들, 아니면 동철이 같은 애일 때도 있어요.

☞ 선재뿐 아니라 윤수도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라 할 만해요. 다소 소극적인 성격의 선재가 생각하고 고민할 때, 윤수는 항상 먼저 행동하고, 또 윤수의 행동은 선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에서는 윤수와 선재 사이의 공감대가 얼핏 보이고, 선재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윤수는 먼저 행동에 나서기도 하죠.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에서는, 선재가 기원의 밤에 시 읽는 일을 거절하지 못한 데 반해 윤수는 당당하게 행동하고 학교에서 쫓겨나죠. 선재는 "윤수의 그 말이 바로 내가 찾던 말 같다. 어쩌면 그보다 훨씬 나은 말일지도 모른다. … 이제서야 윤수의 마음을 알 것 같다."라고 하더니만, 어머머 「섬에서 지낸 여름」 때는 외딴 섬으로 훌쩍 떠나버려요. 섬에서 바다를 보고 고민하며 여름을 보낸 선재가 마지막에 윤수와 같은 길을 가기로 했는지, 아니면 또 다른 길을 찾기로 했는지는 명확히 나오지 않지만요.

☞ 고등학교 생활은 선재나 윤수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고, 시련이 된 것만은 분명한 일이죠. 그래서 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안구에 습기가 많이많이 차더라구요, 흑. 눈물도 흘리면서 저는 선재를, 윤수를 정말 좋아하게 됐답니다♡ 선재나 윤수는 정말 순수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에요.
물론 우리 모두가 선재나 윤수와 똑같은 경험을 하며 사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와 비슷한 경험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쯤은 하게 되지 않을까요? 정도는 더할 수도 있고 덜할 수도 있지만 말에요. 안 그런 쪽이 좀 이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모두 아름다웠던 그 아이들은 / 어디 갔느냐." 이 시구를 읽으며 선재 누나나 경석이 아버지 같은 분들도 고등학교를 살며 사실은 선재나 윤수와 같은 갑갑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일그러진 체제에 상처입고 패배한 경험이 있는 건 아닐까, 동철이도 사실은 선재만큼 아름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 자, 제 소개를 듣고 책을 읽고픈 마음이 생기셨나요? 제가 이렇게 열심히 말해줬으니까, 우리, 꼭 읽기로 약속해요! 안 그럼 콱!
♠ %&*#%#@!?
Posted by 오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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