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8.05 [3면] [개인연구] 『오래된 미래』를 읽고……. by 오승희
 방 창문을 통해 나는 철새들이 떠나간 자리를 본다. 서부 신시가지 조성사업은 전주시의 장기발전을 위한 도시 공간 구조 개편이라는 목적 아래 진행되고 있다. 그리하여 나무가 베어지고 그 자리엔 고층 아파트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다. 그렇게 창문 너머의 모습이 갈수록 말라가고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개발"을 "천연자원 따위를 인간 생활에 도움이 되게 하는 일."로 풀이하고 있다. 개발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그것이 진정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게다가 그 나무를, 또 그 나무들이 이룬 숲에 살고 있었을 여러 가지 동물들과 곤충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 책, "오래된 미래"의 저자는 현대 산업사회의 토대인 서구식 개발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미래에 가능한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미래를 라다크인의 ‘오래된’ 생활방식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서구의 개발 방식은 오랜 세월 형성되어 온 라다크 고유의 삶의 형태에 서구적 균질화를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것은, 라다크의 자연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야크 대신 해발 1600피트에서는 살 수도 없을 뿐더러 그곳까지 올라갈 수조차 없는 저어지 암소를 키우도록 강요한다.

 서구인들이 말하는 개발의 목적은 제3세계에 그들이 만든 물건을 팔 시장을 구축하는 데 있는 것이지, 인간 복지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아가 지역, 민족, 국가 경제를 모조리 하나의 체제 속으로 통합시켜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를 ‘발전', ‘근대화'라는 명분으로 정당화하려는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아무런 윤리적 토대가 없는 이러한 개발 방식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인간의 삶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맹목적인 서구식 개발보다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기초로 하는 소규모 기술(적정 기술)을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하는 것도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는 한 방법이 된다. 적정 기술은 생태적, 문화적 다양성을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라다크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라다크는 우리에게 성찰의 계기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정부는 무조건 개발 정책만을 취해서는 안 되며, 환경 단체들은 무조건 개발 사업에 반대만 해서는 안 된다. 그 개발 사업이 사회적으로는 국민의 복지에 기여하고 환경의 측면에서는 지속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토의가 사회에서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우리 자신이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임을 새삼스레 되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가치를 깨닫는 날 비로소 부탄 국왕의 말처럼 사회의 발전 지표가 ‘국민총생산'이 아닌 ‘국가총행복'이 될 것이다.

전주솔내고등학교 서경원
Posted by 오승희

티스토리 툴바